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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4주 - 나눔을 몰랐던 배우, 비영리단체의 대표가 되다
글쓴이: 정하리

나눔을 몰랐던 배우, 비영리단체의 대표가 되다

- 배우 김남길 -


 

“‘길스토리를 단체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사고 안 칠 자신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건 대표를 맡은 배우 김남길이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모든 게 다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요. 그때는 당연히 자신 있다고 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힘은 조금 듭니다. 요즘도 자다 벌떡벌떡 일어나서 내가 미쳤었지!’라고 한다니까요(웃음).”

지난달 28,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김남길(35) ‘길스토리대표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다르게 진솔한 이야기들을 늘어놨다. 길스토리는 그가 2013년 설립한 문화예술 NGO. 현재 길스토리에는 작가·화가·작곡가·사진작가·IT전문가·변호사·회계사·번역가 등 100명이 넘는 다양한 전문가가 프로보노(Probono·재능기부) 회원으로 소속돼 활동 중이다.

인기 배우가 100명이 넘는 회원을 직접 모아 비영리단체를 차릴 정도면, 처음부터 나눔에 뜻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러나 김 대표는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봉사나 기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던 그가 나눔에 눈을 뜨고, 공익활동을 결심한 건 라파엘의 집인도네시아덕분이다.

김 대표가 중증 장애어린이를 돌보는 라파엘의 집을 후원하게 된 건 2009년 무렵. 소속사 지인의 소개로 나갔던 봉사활동에서 그는 난생처음 나눔의 기쁨을 경험했다.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졌다. 라파엘의 집에 드나드는 그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점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제작발표회나 시사회 등 축하할 자리가 생기면 팬이 먼저 쌀화환을 만들어 라파엘의 집으로 보냈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종영 직후, 20101월 김남길은 인도네시아 재난구호 현장을 찾았다. 당시 강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수마트라 섬의 모습은 그의 나눔에 가난환경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다사실 인도네시아 봉사를 갔을 때 방송사 PD님과 실랑이가 있었어요. 구호활동을 하러 간 건데, 꼭 그림을 만들기 위한 이벤트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저한테 네가 오늘 네 손으로 지은 건 집 한 채지만, 네가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면 집이 10, 100채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아이티의 지진 피해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이후, 많은 사람이 재해로 고통받는 지역에 관심을 보내주셨다고 들었어요. 영향력이라는 게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정말 작은 것에서 시작하잖아요? 그때부터 저의 영향력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어요. 기왕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하려니 이미지 메이킹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고민 끝에 시간과 경험을 쌓기 전까지 배우 김남길대신 다른 이름을 써서 콘텐츠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012년 개인 소셜브랜드 길스토리를 론칭한 이유다배우로서 자리를 잡고 난 뒤, 막상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었거든요. 돌아보니 주변에 저 같은 분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가치 있는 일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데, 방법도 모르고 기회도 없는 거죠. 길스토리를 알게 된 회원 한 명이 주변에서 두 명을 데려오고, 두 명이 네 명을 소개하고. 그런 식으로 50명 정도가 깜짝할 새 모였어요.”

길스토리가 정식 비영리단체로 한 발짝 더 나가게 된 것은 201311, 필리핀이 하이옌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건이었다. “당시에는 길스토리가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기부금 모금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호기금을 마련했지만, 성과보고서와 후원금 집행 내역 보고서는 여느 기부금 내역 보고서 못지않게 철저히 만들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때 일이 계기가 돼서 길스토리를 비영리단체로 등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공익활동을 하는 조직이 투명성과 대중성을 같이 갖추려면 필요하겠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개인 소셜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도 길스토리를 비영리단체로 키운 것도 이전에 미리 계획한 일은 아니었어요.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 성숙해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길스토리의 앞으로의 미션은 예술 다양성과 차세대 교육이며, 2013년 첫발을 뗀 재난구호나 국제개발에도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나눔의 문화, 이웃을 생각하는 문화를 확산시켜나가려는 배우 김남길. 그의 나눔에 대한 열정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인성교육부